영화 너의 이름은 줄거리 스토리 리뷰를 진행해 보려고 한다. 긴 꼬리를 내며 하늘을 가로지르는 혜성의 모습, 이를 바라보는 도시의 소년과 시골의 소녀. 이런 신비스러운 장면으로 관객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 영화 '너의 이름은'. 일본 영화사는 물론, 애니메이션 역사에도 혜성과 같은 자취와 충격을 남긴 이 작품은 영화의 장면, 영화의 이야기, 그리고 영화의 감동을 만끽하며 영화 리뷰를 해보려 한다.
어색한 아침
평범한 소녀의 아침 기상은 여느 날과 다를 바가 없었다. 아침에 일어난 산골 소녀 미츠하는 알람 소리와 함께 눈을 뜨지만, 자신의 몸이 영 어색하게 느껴진다. 바로 몸이 바뀌어 버린 것이다. 장면의 변화는 별다른 설명 없이, 이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미츠하를 보여준다. 그런 미츠하는 수업 시간 도중 자신의 노트에 낙서를 보고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다. 수상한 일에 휘말린 것인가? 종종 기억하지 못하는 일에 , 평소와는 다른 자신의 모습을 신기한 듯 물어보는 친구들, 이러한 일에 중심이 서게 된 미츠하는 너무나 평화로운 단조로움에 조금씩 질려가는 시골 마을 이토모리정의 소녀이다. 집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신사의 무녀로 살아가는 그녀는, 다음 생애엔 도쿄의 훈남으로 태어나는 것이 가장 절실한 소망이다. 장면은 도쿄로 바뀌고, 침대에서 떨어지며 잠에서 깬 남학생이 등장한다. 이름은 타키이며 역시 자신의 몸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어딘지 여성스럽게 행동하는 타키의 행동에 시골 소녀 미츠하와 도시 소년 타키의 몸이 서로 뒤바뀐 것을 알 수 있다. 꿈에서만 그리던 도쿄의 훈남 학생이 되었지만, 이 갑작스러운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하지만 미츠하는 도쿄의 마천루와 사람으로 가득 찬 거리를 보며 타키의 몸으로 들어간 미츠하는 곧 엄청난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점차 진행되면서, 이 두 사람은 기묘한 변화를 확실하게 깨닫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 현상 속에서도, 일상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규칙을 정한다. 몸이 바뀌었을 때 해서는 안 되는 사항을 미리 정해두거나, 몸이 바뀐 당일의 일을 핸드폰에 남기는 것, 언제 끝날지,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모든 것이 무스비
평소와 달리 먼 산행에 오르는 날. 그녀가 만든 구치카미자케를 봉납하기 위해 할머니 히토하, 동생 요츠하와 함께 따라나선다. 산행의 중간, 히토하는 작품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는 '무스비'에 대해 말해준다. 오래전 토지신을 부를 때의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잇는다라는 뜻으로, 모든 것을 연결하는 의미를 가진 신비의 단어. 꼬이고 엉키는 매듭처럼, 돌아오고 끊어지고 다시 이어지는 시간처럼, 사람과 사람은 물론, 영혼까지 연결해 주는 그런 모든 것을 뜻하는 단어다. 히토하가 천천히 말하는 그 단어에, 서로 다른 몸, 서로 다른 시간, 서로 다른 공간 속에 있지만 하나로 이어져 있는 타키와 미츠하의 마음이 자연스레 담겨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미야미즈 신사의 사당으로 향하는 산등성이는 꽤나 긴 거리였지만 목적지에 당도했을 때는 모든 수고로움도 잊게 만들 만큼 시원한 풍경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천천히 사당을 향해 이승과 저승을 나누는 실개울을 건넌 미츠하 일행은 만들어 놓은 술을 신에게 바치고, 다시금 산을 내려온다. 동녘에 떠올랐던 해를 보며 올랐던 산길이었지만 어느새 시간은 오후마저 훌쩍 지나가 버린 뒤였다. 서녘 하늘 끝자락에 걸린 해는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고 그 볕에, 그 빛에, 이토모리 호수는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다.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 낸, 지워지지 않는 이 아름다움을 넋이 나간 듯 바라보고 있는 미츠하에게 히토하가 놀란 듯 말한다. "미츠하. 너는 꿈을 꾸고 있구나" 히토하의 말은 하나의 주문이 되어 마치 꿈과 같은 일상 속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을 깨운다.
너를 보기 위해서..
서로가 몸이 바뀌는 와중에 티격태격하며 보이지 않는 상대에 대한 마음을 조금씩 키워나간 두 사람. 타키는 미츠하에게 서서히 바뀌어가는 자신의 마음을 내보이려 연락을 하지만 아쉽게도 전화는 연결이 되지 않는다. 조급해하지 않고, 다음 몸이 바뀔 때 이야기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그러나 이제 정말로 꿈에서 깬 것처럼 어째서인지 더는 두 사람의 몸이 바뀌지 않았다. 기다릴 수 없는 타키는 바뀌지 않는다면, 직접 미츠하를 찾아가기로 한다.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그곳, 이토모리로 향하게 된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마을의 존재를 묻지만 왜인지 모른다는 답변 밖에 들을 수 없었다. 풀이 죽은 채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타키에게 식당 주인은 "예전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진" 마을과 똑같다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혜성 충돌의 비극으로 수많은 주민들이 죽고 폐허가 되어 비린 마을 이토모리. 타키는 3년 전에 혜성의 충돌로 사라진 마을의 이야기를 잊지 못한다. 미츠하와 몸이 뒤바뀐 일은 어제라고 해도 믿을 만큼 생생한 기억.. 자신의 얘기를 믿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스마트폰에 기록된 미츠하의 일기를 보여주려 하지만 그 기록들은 흔적도 남김없이 사라져 버리게 된다. 그러나 다행히 기억의 끈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타키는 자신의 손목에 묶은 매듭을 보며 우리가 만든 매듭처럼, 시간은 고이고, 엉키고, 다시 돌아온다고 누군가 말했던 게 떠오른 타키는 어렴풋이 미야미즈 신사의 사당이 있는 산을 생각해 낸다. 그리고 그곳이라면, 사라진 미츠하의 흔적은 물론, 자신이 겪은 일들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확신을 갖게 된다. 타키는 기억 속의 사당을 찾아 길을 떠났고 마침내 얕은 개울을 건너 이승에서 저승으로 향하고 사당 안에서 미츠하가 빚은 구치카미자케를 찾아낸다. 어긋난 시간대에서 다시 한번 그녀와 몸이 뒤바뀌길 바라며 타키는 술을 마신다. 그러자 미츠하와 연결되었던 끈을 따라 과거로 가게 된다.
황혼에서 전한 마음
황혼이 짙게 깔린 시기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은, 나지막이 서로의 이름을 불러본다. 몸이 뒤 바뀐 채, 거울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상대방을 이제 직접 자신의 몸으로, 또 눈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시간마저도 촉박한 상황 속에서 둘은 시답지 않은 대화를 하며 수줍고 수줍은 이야기가 오고 가고, 여리듯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을 잘 보여준 연출이지 않을까 싶다. 황혼이 끝나갈 시간을 셈해가며 타키는 미츠하에게 마을을 구하기 위한 일들에 대해 말을 전하고, 다시 이 꿈에서 깨어나게 된다면 그때만큼은 서로의 이름을 잊지 말자며 상대의 손바닥에 자신의 이름을 써주기로 한다. 하지만 황혼의 시간은 예고도 없이 끝나버리며 이름을 적지 못했다. 기억은 희미해지고 잊으면 안 되는 사람 미츠하를 기억해 내려 애쓰는 타키의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은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추천할만한 명작
한 편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기억될 수도, 한 편의 박진감 넘치는 타임슬립 이야기로 기억될 수도, 또 몸이 뒤바뀌는 사춘기 소년소녀들의 유쾌한 이야기로도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감정이 움직이는 교감으로 마치 내가 타키와 몸이 뒤바뀐 것 마냥 또는 미츠하와 몸이 뒤바뀐 것 마냥 이입을 할 수 있다면 거기서부터 진짜 '너의 이름은'이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중 상위권 기록을 갖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약 380만 명의 관객수를 기록했다. 또한 시체스영화제(최우수애니상),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본상-우수상, 본상-관객상), LA 비평가 협회상(애니메이션상), 일본 아카데미상(우수 각본상, 우수 음악상)등을 수상하며 글로벌 인기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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